출판 만화에서
애니메이션으로 직업을 바꾸게 된 것은
화면을 꽉 채우고 싶다는 욕심이었다
출판 만화는 각각의 그림으로
예술성을 갖고, 그러기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
만화를 그리다가 영화를 만나게 되면서
여백을 두지 않고 화면에 꽉 채워
그림을 그리는 것이 인상 깊었다
음악에 연기까지 더한
여백이 있다고 해도 하얀 도화지와는 다른 것이다
조화를 이루어
화면을 꽉 채워 나가는 것이 애니메이션이다
언제고 다시
혼자 그려내는 시간이 오기를 바란다
비워 두어도 안심이 되는 그림을 그리는 날을
- 안재훈 감독의 허허수필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