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의 마지막 스탭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
직업의 마지막에
유서를 남길 수 있는 스탭이 있다는 것이
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여러분들의 저에 대한 친절과
작업의 태도를 볼 때마다 뭉클합니다
전력을 다해
애니메이션을 해왔습니다
마지막을 두려워했습니다
마지막 작품을 내 손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상황 때문에
끝나게 되면 어쩌지하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
덕분에 잘 끝맺게 되었고
함께 웃고 동무처럼 일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
관객에게 보여줌으로 끝나는 직업인지라
서운한 말도 하고 노력, 최선이라는 말로 바라기도 하였습니다
"나 때는 말이야"라는 방향이 누구를 폄하하는 게 아니라
지금 여러분의 태도를 빛나게 하는 단어로 끄집어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
고맙습니다
남은 날들은 여러분들의 성공과
감독이 아닌 안재훈으로 돌아가는 데 애쓰겠습니다
남은 날동안 결과의 찬사보다 과정의 행복을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겠습니다